소아환자의 야간·휴일 진료를 위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방해한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소청과의사회가 회원 의사들의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참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공표명령 등 시정조치와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해당 단체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소청과의사회는 2015년 2월부터 사업취소 압박, 회원자격 제한 등 징계, 온라인 커뮤니티 접속제한 등의 방법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방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례로 이들은 2015년 5월 부산 소재 A병원과 접촉해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해당병원은 2015년 사업이 종료하자 실제로 2016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취소를 신청했다.

　사업 참여를 지속하는 경우 소청과의사회의 회원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징계안을 결의해 회원에게 통지하는가 하면 소청과 전문의들이 최신 의료정보, 구인구직 정보 등을 획득하는온라인 커뮤니티인 '페드넷' 접속도 제한했다.

　심지어 사업 참여 의사들의 이름과 사진, 경력 등 신상정보를 페드넷에 공개하고 비방 글까지 작성했다. 이에 일부 의사들은 심리적 압박을 받아 해당 병원을 퇴사하려 했던 것이 공정위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2014∼2016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한 총 17개 병원 중 7개 병원이 사업을 취소했는데 이중 5개 병원이 소청과의사회의 위반행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은 소아환자가 야간·휴일에도 일반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평일 밤 11~12시, 휴일 오후 6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에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증 소아환자가 야간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일반병원의 3∼4배에 달하는 진료비를 부담하면서도 대기시간이 길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부산에는 현재 일신기독병원, 정관우리아동병원, 삼육부산병원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공정위 측은 "국민 건강 증진에 앞장서서 기여해야 할 의료 전문가 집단이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 것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