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오를 만큼 올랐다'나 '더 올라갈 것'이라는 두 부류로 나눠진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역사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오름세엔 규제책을, 내림세엔 지원책을 입맛에 따라 정부가 주도해 왔다. 따라서 새 정부가 현 시장을 어떠한 맛으로 느끼고 어떻게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택시장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보여준 몇 가지 카드를 보면 DTI·LTV 50%로의 복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보유세 강화 등인데, 이들 정책은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13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원리금 상환 부담에 따른 가계소비의 감소, 가처분소득대비 170%나 되는 가계부채의 규모 등은 경기부양을 위한 핵심적 과제이기도 하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늘 일관성이 없었고 경제적 상황 탓만 했다. 결과적으로 가계의 순자산은 증가했으나 그 자산은 1300조가 넘는 빚으로 쌓아 올렸다. 빈부 격차는 커지고 삶의 질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안정적인 생활일 것이다. 부의 격차가 커진 상황에서 1년 사이 1억이 오르는 그러한 주택시장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즉 자본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주택시장을 더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빚더미로 쌓아 올린 주택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바로 개혁적인 리더쉽과 비전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개혁적인 정책은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일관된 주택정책은 장기적으로 주택자산의 재평가를 통하여 그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아 경기진작과 소비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개혁적인 리더십은 이해관계인들의 갈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과 리더십이 받쳐준다면 국민의 박수와 갈채로 의외로 빠른 시기에 안정화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리더를 맞이하며 국민의 희망은 작은 행복을 기초로 한 생활이지만 개혁적인 리더십이 아니면 역대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택시장의 개혁이 어떤 산업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길 바란다.

정두천 고고넷 대표·신라대 기업경영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