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허브화 전략 마련해
- 글로벌 중심 부산항 박차
- 자율성·독립성 갖추고
- 중앙정부 뒷받침 절실

오늘날 글로벌 항만물류는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대형 모선이 소수 허브항에 기항하고 나머지 항만에서는 피더선을 이용해 환적한다. 허브항에 끼지 못하면 국제물류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을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항으로 키우기 위해 중장기 전략과제를 마련해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일 옛 연안여객터미널을 리모델링한 새 사옥. BPA제공

부산항도 예외가 아니다. 허브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첨단시설과 함께 선사 수요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다. 획일적인 관리체제로 한계가 있어 정부는 재정자립이 우선 가능한 부산항을 대상으로 부산항만공사(BPA)를 설립했고, 이어 인천, 울산, 여수광양항에도 도입했다.

항만공사는 정부투자기관이면서도 독립채산제로 운영돼 인사와 재정의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 과거 중앙정부 관리체제일 땐 공무원의 순환보직 때문에 전문성 확보가 불가능했으나 지금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조직체계를 갖춰 한 차원 높은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법을 근거로 국내외 터미널 등에 대한 출자를 막고 있고 해양수산부는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BPA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중앙정부의 뒷받침이 될 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부산항만공사의 비전과 전략

환적 중심항이라는 지위 상실 우려 속에 BPA는 부산항을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항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이에 연계한 중장기 전략과제를 마련했다. 기본 방향은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해양항만산업 전반에서 부가가치 창출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물류네트워크를 확보해 세계 2위 환적항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사업 다각화와 함께 관련 조직, 인적자원 시스템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도 필수조건이다.

전략과제의 지향점은 3대 허브화를 통한 세계물류, 사람, 비즈니스 네트워크 중심항이다. BPA는 3대 허브화 전략으로 ▷글로벌 물류 ▷해양관광·비즈니스 ▷항만연관서비스를 꼽았다.

글로벌 물류 허브의 전략목표는 환적화물 비중을 60%, 컨테이너부두 40선석, 배후단지 944만㎡, 물류시설 등 15개 해외거점을 둬 부산항을 글로벌 환적거점항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해운항만물류시장은 해운동맹 재편과 선박의 대형화 등으로 인해 환적화물 유치 경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해 부산항 집하능력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해운동맹별 전략적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신규 항로 개설과 국제 물류사업을 통한 물류거점 확보로 국제 물류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부산항 신항과 북항의 특화전략을 통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항만인프라도 적기에 확충해 글로벌 환적허브항 선점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항만배후단지를 복합물류 비즈니스 공간으로 조성한 후 글로벌 우량기업을 유치해 배후단지 전체를 활성화해야 한다.

해양관광·비즈니스 허브는 한마디로 사람이 모이도록 하는 것이다. 부두 기능을 다한 북항을 해양관광 거점으로 만들어 해양레저·문화, 비즈니스, 산업클러스터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해야 한다. 부산을 크루즈 모항으로 육성, 신 해양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마리나관광도 활성화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다.

항만연관서비스 허브는 선용품, 벙커링 등 항만연관산업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부산항 항만연관산업 실태를 분석, 산업·고용 안정정책을 개발하고 중소협력업체 및 영세항만업체를 우선 지원한다. 좋은 환경을 마련한 후 해양·항만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전문업체와 인력을 동시에 양성해야 한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