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를 하다 보면 큰돈을 버는 경우도 있으나 손해 보는 경우도 있다. 이익을 본 투자의 경우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절세방안을 꼼꼼하게 검토하지만 손해 본 투자의 경우는 속상한 마음에 신고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세법에서는 같은 해 처분하는 부동산은 합산하여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손해 본 투자라도 신고과정을 제대로 챙기면 절세할 수 있다. 즉 누진세율(6~40%,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높아지는 세율구조) 체계이므로 일부 손해 본 투자가 있다면 가급적 이익이 발생한 투자 건과 같은 해에 처분하는 것이 세 부담 측면에서 유리하다.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김 씨는 2년 전에 구입한 아파트를 1억 원의 차익을 남기고 올해 초 처분하여 약 1923만 원(지방소득세 별도)의 세금을 납부했다. 현재 대출상환을 이유로 1년 전 신도시에 투자했던 분양권 처분을 계획하고 있는데 현재 시세대로라면 300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한 상황으로 어쩌면 더 큰 손해를 보고 팔아야 거래가 성사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아쉽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올해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파트 처분이익과 분양권 손실이 상계되어 김 씨가 얻은 차익이 당초 1억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줄어들어 낮은 세율(35%→24%)로 세금이 재계산돼 앞서 부담했던 양도소득세 중 약 825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해를 달리해 처분한다면 손해는 손해대로 보고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진다.

이 씨는 3년 전 무리하게 대출을 내 나대지와 빌라에 투자했다가 이자 부담에 못 이겨 우선 지난달 5000만 원의 큰 손실을 보고 빌라를 처분했다. 나대지도 조만간 팔 계획인데 다행히 현재 시세대로라면 5000만 원의 이익을 남기고 처분할 수 있다. 내년에도 나대지의 처분이익이 현재와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올해 처분하는 것이 빌라의 손실과 상계되기 때문에 세 부담이 없어 유리하다. 만약 내년에 처분하게 되면 약 955만 원(지방소득세 별도)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므로 이래저래 손해가 커진다.

박 씨는 5년 전에 취득한 1주택과 상속받은 임야를 보유하고 있다가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상가 취득을 위해 주택과 임야를 처분하려 계획하고 있다. 현재 시세대로라면 주택에서는 3000만 원의 손실이, 임야에서는 1억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같은 해에 처분하더라도 7000만 원이 아닌 1억 원의 이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1주택은 비과세 대상으로 신고의 대상이 되지 않을뿐더러 통산의 대상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근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