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금 집단대출 DTI 적용 검토
- 보유세 인상 카드 꺼낼지도 촉각

국토교통부가 이번 주부터 부동산 시장 과열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조정에 착수하면서 향후 정부가 내놓을 규제책의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마다 부동산시장의 온도 차가 큰 만큼 소위 '핀셋식 규제'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부산 부동산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분양권 전매제한 등 청약시장 옥죄기가 시작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업계와 국토부 안팎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 강남과 부산시 세종시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임에 따라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계대출 규제책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환원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입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다. 특히 최근엔 금융당국이 신규분양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한 DTI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제 범위가 생각보다 광범위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이어 국토부가 움직인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로부터 5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며 LTV와 DTI도 40%까지 내려간다.

여러 부동산 규제책 중에서도 분양권 전매제한은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장 악재로 꼽힌다. 일부 재건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서울 강남과는 달리 부산은 분양시장 활황이 인근 아파트값 상승을 불러오고 다시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토부가 청약 자격 강화를 골자로 하는 11·3부동산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부산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한 것도 부산은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지역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매제한이 적용되면 부산은 빠르게 조정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가 12일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일부 지역의 주택 과열이 심각하다. 11·3대책이 부산 등 전매제한이 제외된 지역의 경우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힌 것도 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 도입과 내년 부활을 앞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 카드 중 하나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책이 전국에서 동시에 적용되기보다는 과열 지역 정밀 타격 형태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 강남과 부산, 세종 등지는 활황세이지만 경남 울산 등지는 침체를 겪고 있는 등 지역별로 온도 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영산대(부동산학과) 서정렬 교수는 "부산은 분양권 전매시장이 뜨거운 만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들 피해를 막기 위해서 지역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선별적 규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