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상승률 66% … 부산 5년간 14%
- 부산, 규제보다 입주물량 영향에 정체
- “현재 분위기 당시와 비슷… 유사할 듯”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노무현 정부 때의 것과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노무현 정부 당시 아파트 가격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노무현 정부 당시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반면 부산은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크게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3~2007년 전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그재그 형태로 상승했다. 연도별로는 2003년 13.55%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0.2% 2005년 11.91% 2006년 25.73% 2007년 2.45%씩 올랐다. 이에 반해 부산은 2003년 7.18%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을 비롯해 2004년 0.58% 2005년 1.84% 2006년 0.29% 2007년 2.26% 상승했다. 2006년엔 그 차이가 가장 커 부산은 사실상 보합세였던 반면 전국은 폭등 수준으로 올랐다가 정권 말기인 2007년에 가서야 겨우 비슷한 수준이 됐다. 이 기간 서울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서울은 2003~2007년 66%가 올라 14% 수준에 머무른 부산보다 4배 넘게 상승세가 가팔랐다.

이에 따라 서울이나 전국 평균만 본다면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나, 부산은 2002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3.97%였다가 이후 5년간은 이를 넘은 적이 없었다는 점을 보면 어느 정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통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와 함께 입주 물량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부산은 매년 3만 세대씩 입주하는 등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다. 즉 부동산 대책에 더해 공급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 상황과 흡사하다. 올해 부산의 입주물량은 1만9200여 세대로, 지난해 1만4500여 세대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내년에는 2만1500세대, 2019년에는 2만4200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입주 물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주식시장도 호황이었고 경제성장률도 나쁘지 않으면서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많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 않았지만 부산은 상대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았다. 현 분위기도 당시와 비슷해 향후 아파트 가격도 유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