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곳서 검출된 플루페녹수론
- 소량 잔류도 허용 안 되는 성분
- 거듭되는 재조사 오류 연속

당국의 ‘살충제 계란’ 부실 조사 의혹이 현실이 됐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의 420곳 농가 보완조사 결과 발표에서 ‘살충제 계란’ 농가 3곳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식품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의 두 수장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 반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보완조사 기간에 해당 농가 계란의 출하가 허용돼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계란 농가 중 생산 농가를 식별할 수 있는 난각(계란 껍데기)코드가 없는 곳도 있었다.

보완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부적합 농가 3곳에서 검출된 살충제는 ‘플루페녹수론’이다. 플루페녹수론은 기준치 이하의 잔류도 허용되지 않는 살충제다. 농식품부는 보완조사에 들어가면서 “유럽에서 문제가 된 피프로닐과 가장 검출 빈도가 높았던 비펜트린이 검사 대상에 포함돼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고려해 보완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보완조사 대상 농가가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검사는 마쳐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설명이지만, 결국 다른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당국의 사태 인식과 대처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살충제 계란’ 파동 첫날부터 전수검사, 재조사와 추가 조사까지 시종일관 엉터리 통계와 오류, 은폐 등이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보완조사 기간 해당 농장의 계란 유통이 금지되지 않았던 탓에 ‘살충제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점이다. 당국은 “확인된 부적합 3개 농가는 검출을 확인한 즉시 출하 중지 조처했으며, 유통 물량은 추적·조사를 통해 전량 회수 및 폐기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출하를 차단해 놓고 안전성이 입증되면 판매를 재개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에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8일 “오늘부터 출하되는 모든 계란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식품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의 두 수장이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