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증기관 취업 ‘농피아’ 방지 추진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된 정부의 전국 산란계 농가 전수조사가 일단락되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닭과 계란 처리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직원들이 퇴임 이후 일정 기간 친환경 인증 민간기관에 재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한 동물복지 계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동물복지 인증 계란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2일 “규정상 살충제 재검사는 6개월 기한 내에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재검사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규정상 정부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안에 불시에 재검사를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하고, 모두 합격한 경우에만 계란 출하를 재개한다. 부적합 농가 52곳에 대해서는 정부 합동 특별점검반이 재검사를 할 때까지 계란 유통중단 및 폐기 상황을 점검한다. 부적합 농가의 경우 살충제가 검출된 날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생산된 계란은 모두 폐기됐다.

다만 출하 중단 이후 생산 물량을 처리하는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국은 출하가 중단된 이후 생산된 물량에 대해서도 폐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폐기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이 때문에 일부 농가는 출하가 중단된 이후 생산된 물량은 폐기하지 않은 채 별도 검사를 해 문제가 없으면 유통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김영록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친환경 인증기관의 ‘농피아’(농축산 분야 공무원+마피아)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농관원 직원들이 퇴임 이후 일정 기간 친환경 인증 민간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친환경 인증제도 역시 손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또 “살충제 계란 파동을 교훈 삼아 삼계탕용 닭고기, 노계, 메추리, 오리 등도 일제 별도 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살충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부적합 농가라고 잘못 발표해 피해를 본 농가 9곳에 대해서는 “해당 농가들에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피해가 특정되면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동물복지형 농장만 친환경 인증을 받도록 하는 한편 평사형·방사형 동물복지형 농장에 직불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