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도 일제히 가격 내려

- 한 판에 6380~7050원 판매

- “산지가 비해 적게 인하” 빈축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계란 소비가 급감하자 유통업체들이 계란값을 잇따라 인하하고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폭락한 산지 도매가에 비해 대형 매장 등의 계란값 인하 폭이 턱없이 낮은 것을 놓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3일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계란 도매가는 127원으로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11일보다 24.9%나 폭락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시세(17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부산 사상구의 ‘에그넷’ 계란 도매상에서 판매되는 계란 역시 30구 한판에 이전보다 1050원가량 떨어진 5700~6000원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김태용 한국계란유통협회 부산지부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유통량이 평소의 10%도 안되는 거 같다.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번주에 한번 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산지 가격 폭락과 함께 계란 소비가 줄어들면서 유통업계도 계란 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먼저 서원유통 탑마트는 특란(30구) 기준 소비자가를 기존 7300원에서 7050원으로 내려서 판매하고 있다. 메가마트는 24일부터 일주일 동안 7900원 하던 친환경 계란(30구)을 6500원에 할인 판매하고, 이후에도 7000원 안팎으로 가격을 조정해 내놓을 예정이다. 농협하나로마트 역시 특란 한 판을 8800원에서 6980원으로 20%까지 인하한다는 방침을 잡고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도 이날부터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먼저 이마트가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를 6980원에서 6480원으로 500원 인하했다. 뒤이어 홈플러스가 7990원하던 계란 한 판을 6980원으로 내렸고, 롯데마트도 6980원 하던 가격을 600원 낮추며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가 인하폭을 일단 100원 내렸다가 500원으로 수정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계획에도 없던 할인에 나서는 등 업체 간 눈치싸움을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통업체들이 계란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지 도매가가 이미 AI 발생 이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고, 대형마트 기준 매출도 40%가량 떨어진 상황에서 더 낮은 가격 정책으로 소비를 회복해야 하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지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만큼 추가 할인 행사를 잡는 등 소비자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