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임시주총서 정식 선임
-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준비”
- 본사 위상·경쟁력 강화 필요

한국거래소(KRX) 차기 이사장에 정지원(55·사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내정됐다. 부산에 본사를 둔 KRX의 차기 이사장은 ‘부산화’ 의지가 확고한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부산 출신’인 정 내정자를 향한 지역 경제계의 기대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24일 정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실시한 결과 정 사장을 이사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장직에 정식 선임된다. 이후 다음 달 1일 거래소 부산본사에서 이사장 취임식을 한다.

정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기획조정관,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5년 12월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직을 맡고 있다.

정 내정자는 이사장 취임 이후 거래소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공행진 중인 코스피와 위기론에 휩싸인 코스닥 시장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IPO(기업공개) 마케팅에 나서는 등 ‘코스닥 육성’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내정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라며 “관련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정찬우 전 이사장의 검찰 수사 등으로 거래소가 사실상 ‘수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정 내정자는 조직 재정비에 힘을 쏟거나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간 지역 시민단체가 끊임없이 제기해 온 ‘거래소의 부산화 의지 실종’도 정 내정자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박인호 상임의장은 “정 내정자는 무엇보다 거래소 부산본사의 위상을 확립시키고, 부산을 국제 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명확한 비전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내정자는 거래소의 숙원인 지주회사 전환을 재추진하거나 신임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불협화음 등을 해결하기 위해 임직원 역량을 결집하는 데에도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매번 낙하산 논란을 낳아 온 거래소 이사장 선임은 이번에도 사상 처음으로 추가 공모를 하는 등 잡음이 나왔다.

김미희 이석주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