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만에 2000 → 2500 돌파
- 올해 33차례 종가 최고치 경신
- 시총도 1626조원으로 새 기록
- 당분간 상승장세 지속 전망 속
- 일각 “조정 변수 많아” 신중론

코스피가 지난달 30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500선을 돌파했다. 2500시대를 열기까지 코스피가 거쳐온 길과 올해 장세의 주요 특징,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본다.
■2000선 돌파 뒤 10년3개월 만에 2500시대 개막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3년 1월 4일 122.5로 첫 장을 마친 코스피는 4년 7개월만인 1987년 8월 500.7로 500선을 넘어선 뒤 1년 7개월만인 1989년 3월 31일 1003.3으로 1000선을 뚫었다. 이후 지수가 1500선에 발을 내딛는 데는 18년이 걸렸지만 2000은 3개월 만에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피는 2007년 4월 9일 1501.0으로 1500선을 돌파했고 석 달여가 흐른 같은 해 7월25일 2004.2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10년 3개월 만에 2500선에 진입했다.

올해 코스피는 2026.16으로 출발한 뒤 23.5%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의 상승률은 G20 국가 중 5위에 해당한다. 지난 5월 6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이후 33차례 걸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거래소 측은 반도체 업황호조, 바이오의약품 성장 기대, 경기 전환으로 전기전자, 의약품, 금융업종이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전자는 연초 이후 상승률 51.8%, 의약품 50.2%, 의료정밀 31.2%, 증권 26.9%, 은행 26.8% 등을 기록했다. 반면 하반기 들어 정책 당국의 규제 우려, 한·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으로 외부위험에 노출된 건설, 유통, 운수장비 업종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처음으로 1500선과 2000선을 동시 돌파했던 2007년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2007년은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입이 확대되며 기관과 개인이 활발하게 증시에 참여했지만 올해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기준 보유금액은 사상 최초로 600조 원을 넘겼으며 보유비중은 37%를 웃돌며 2007년 이후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북한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축소, 한미 FTA 개정 움직임, 중국과의 사드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했다”며 “이는 글로벌 경기개선에 기반을 둔 수출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우리 증시의 기초여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상승장 지속될 듯…대형주 쏠림현상 한계도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 코스피가 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과 글로벌 증시의 단기과열 부담 등은 변수로 꼽힌다.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가 동반 회복하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좋아진 만큼 기업 실적 개선으로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소 측은 “코스피가 7∼9월 조정 장세를 거치면서 에너지를 축적한 뒤 이번 달 들어 재상승세로 전환한 데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고,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이 있어 새로운 도약이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내년 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나 북한의 도발 등이 증시의 조정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일부 대형주에 한정된 상승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지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