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항만인 부산항의 위상을 고려, 별도의 항만공사법을 제정해 현재의 4개 항만공사 체제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민국 허브공항의 역할을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국 14개 공항을 관할하는 한국공항공사와 분리돼 별도의 인천공항공사법을 적용받고 있다.

항만공사의 경우 현재 4개 항만공사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항만의 규모나 세계 해운네트워크에서의 위치를 감안할 때 부산항의 위상은 나머지 항만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실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만 봐도 지난해 우리나라 물동량 2600만5000TEU 가운데 부산항이 75%에 해당하는 1945만6000TEU를 처리했다. 인천항이 10%인 268만 TEU, 광양항이 8.6%인 225만 TEU 등으로 부산항과는 비교가 안된다.

항만공사 통합과 관련해 중앙대 동북아물류유통연구소가 2015년 수행한 항만공사 운영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 2011년 항만공사 운영 개선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 등에 따르면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할 경우 통합으로 인한 효과는 매우 미미할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부분 통합의 경우는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위의 연구는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를 유지하고 나머지 두 항만을 부분통합하거나, 부산항만공사는 유지하고 나머지 항만공사만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물론 별도의 부산항만공사법을 만든다 해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글로벌 경쟁을 하는 위상을 고려, 어느정도 유연한 적용이 가능하고 부산항에 특화된 항만 행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한국공항공사와는 별도로 독립된 주체로서 자율경영의 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사후적 통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BPA에서는 주무기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사안도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전력공사 등에선 이사회 결의로 가능한 것들이 많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