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동남권 경제 성장률이 지역 주력산업의 약화로 전국(2.9%)보다 낮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경제의 뿌리인 제조업의 개선이 더뎌지면서 2012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1%대 저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는 30일 발표한 ‘2018년 동남권 경제전망’ 연구보고서를 통해 내년 동남권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역 주력사업인 제조업의 경우 기계, 석유정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기계는 내수시장의 경우 전방산업 부진으로 위축되겠지만, 중국 내 판매된 굴착기 교체주기가 돌아오고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대외수요를 이끌면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정제는 내년도 공급 수준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에 이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은 수주규모와 수주잔량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생산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수주와 생산 간 시차가 1~2년 존재하는 것을 고려할 때 2016~2017년의 극심한 수주부진은 내년도 일감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현재 국내 수주잔량은 1665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며 약 1년 3개월 분량의 일감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은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는 미국시장의 수요 둔화, 중국정부의 세제지원 축소 등 비우호적인 대외여건에 직면하고 내수시장도 2%의 낮은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중국의 자급률 제고, 북미지역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 부담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NCC 방식)하는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은 대외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 부진으로 성장세가 제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국내 철강 수요는 건설경기둔화, 자동차생산 부진 등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백충기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호조세를 보였던 건설 및 부동산 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동남권 경제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