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위험과 입지 갈등 등 각종 외부비용 등을 더하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의 발전비용 격차가 크게 줄어 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년엔 태양광발전이 원전보다 저렴해질 수 있다고 계산됐다.

산업조직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균등화 발전비용 공개 토론회’에서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비용을 추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발전비용이란 원전과 태양광 등 서로 다른 발전원의 경제성을 비교하고자 발전원가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외부비용을 반영한 지표다. 미국과 영국 등은 균등화 발전비용 개념을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반영되지 못했다.

학회는 균등화 발전비중을 적용하면 30메가와트(MW) 이상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2020년대 중반 또는 2020년대 말에 경제적 측면에서 원자력 발전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 역시 3M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2020년대 후반 또는 2030년에 원자력 발전보다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두 기관은 중·소규모 태양광 발전의 경우엔 원전과 비용 격차가 좁아지지만, 2030년에도 원자력 발전보다 경제성이 낮을 것으로 봤다. 연구원이 추산한 올해 원전의 균등화 발전비용은 1kw당 55.7~65.7원으로 2030년에는 63.8~73.8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태양광은 올해 133.29~147.59원이던 균등화 발전 비용이 2030년에는 80.67~94.88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봤다.

토론회에 참가한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태양광 비용하락 추세로 2020년대 중반~2030년 사이에 대규모 태양광이 원전에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중·소규모 태양광도 2030년 전후로 원전 발전비용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통해 전체 발전량의 7%를 차지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한국전력 남서울지역본부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가 탈(脫)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했지만 원자력발전소 지역 주민의 반대로 차질을 빚었다. 공청회는 물리적 충돌 없이 2시간여 뒤 끝났다.

산업부는 29일 전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