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3’업체 점포 순증 83개 그쳐
- 다점포 점주, 폐업·양도 고려

급격하게 늘었던 편의점의 신규 개점 증가세가 한풀 꺾이는가 하면, 경기전망도 유통업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으로 추정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과 부산 등 6대 광역시 1000여 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18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편의점은 81로 전분기에 이어 가장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홈쇼핑(108) 인터넷쇼핑몰(106) 대형마트(98) 슈퍼마켓(91) 백화점(84)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다.

같은 날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U GS25 세븐일레븐 ‘빅3’ 업체의 전월 대비 점포 순증가 규모는 83개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순증은 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수치다. 2016년 12월의 전월 대비 순증 규모는 180개(CU 93개, GS25 69개, 세븐일레븐 18개)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창업에 뛰어들려고 했던 이들이 시기를 미루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2곳 이상인 다점포를 운영했던 편의점 점주들이 여러 개였던 점포 수를 줄일 것을 고민해, 편의점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은 단일점포보다는, 다점포를 운영하는 편의점 업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다점포 점주는 1개 점포만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점포는 최소 3, 4명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운영한다. 아르바이트생이 운영하는 점포 한 곳당 떨어지는 순수익은 100만~150만 원 선. 그렇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들 점포는 사실상 수익이 제로 혹은 마이너스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날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다점포 점주는 전체 편의점 점주 중 30%에 달하고, 상당수는 폐점이나 양도를 고려하고 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