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선망수협·노조 자구 대책

- 공동어시장 두 달 휴업 불가피
- 선원 임금 5억은 선주가 보전
- “정부도 감척사업 등 서둘러야”

수년째 이어지는 어획 부진과 치어 포획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선망업계가 이례적으로 두 달간 고기를 잡지 않는 휴어기를 갖는다. 대형선망업계가 두 달간 고등어를 잡지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부산공동어시장도 같은 기간 개점휴업에 들어간다.

대형선망수협과 대형선망선원노조는 19일 자율 휴어기를 기존 1개월에서 확대해 올해부터 2개월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대형선망업계는 휴어기간을 기존 음력 3월14일~4월14일에서 음력 5월18일까지로 1개월 더 늘린다. 올해는 양력 4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가 해당한다. 대형선망어업은 주로 고등어를 어획하는 근해업종으로 24개 선사의 어선 144척 모두 부산에 선적을 두고 있다. 선주들은 선사당 70여 명의 선원 2개월 휴어기 임금 5억 원가량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대형선망수협 임준택 조합장은 “일부 선주가 어획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선원들도 임금 감소 등에 불안을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휴어기 연장을 결정했다”며 “다른 업종들도 휴어기 확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선망업계는 2012년 이후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선망수협 위판액은 2011년 4196억 원을 기록한 뒤 2015년 2976억, 2016년 2727억 원, 지난해 11월까지 1697억 원으로 매년 급감했다. 한일 어업협상 타결이 지연되며 어장이 축소되고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고등어 수입량은 증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출어할수록 손해를 보고 수산 자원 감소로 고등어 크기가 작아져 치어 남획 논란이 일면서 선주들이 선원들의 임금을 보전해가며 장기간의 휴어기를 도입하게 됐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대형선망의 어획량이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휴어기 두 달간 개점휴업 상태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중도매인과 항운노조, 운수업 등 수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일감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동시에 수산 자원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교차하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이 경영 악화를 타개할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은 더디기만 하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휴어제 도입을 위해 72억 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액 삭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정삼 어업자원연구실장은 “민간이 먼저 수산자원 회복을 위해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정부도 어종별 산란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최적의 휴어기를 조사하는 등의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수산자원량에 비해 어선 숫자가 과다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감척 사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