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의 딸은 2000년 발달장애로 1급 장해진단을 받았다. 1988년 딸 앞으로 가입했던 보험 덕에 1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그런데 이 보험은 사고보험금을 매년 1000만 원씩 20년간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A 씨는 보험금이 한 번만 지급되는 줄 알고 한 번만 받은 뒤엔 잊고 살았다. A 씨는 최근 ‘내보험 찾아줌’ 시스템(cont.insure.or.kr)에서 확인해본 결과 미수령 보험금이 2억 원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A 씨는 “생활고로 부득이 중증장애인 시설에 맡겼던 딸도 보험금을 찾은 덕에 데려올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지난 6주 동안 59만 명이 이처럼 숨은 보험금을 되찾았다. 이들이 찾아간 보험금만 8310억 원에 달했다.

숨은 보험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조회시스템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가 개통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사이트를 찾은 방문자는 214만 명에 이른다. 보험사들도 행정안전부 협조를 얻어 213만 명의 최신 주소로 안내장을 보냈다.

그 결과 A씨를 비롯한 약 59만 명이 지난 6주 동안 보험금 8310억 원을 찾아갔다. 전체 숨은 보험금으로 추정되는 7조4000억 원의 약 11.2%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전히 방치된 숨은 보험금이 6조5000억 원이나 된다.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는 갑자기 커진 관심과 함께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권혁범 기자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