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미국본사 총괄부사장을 만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GM의 지원방안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엥글 부사장과 연쇄 회담을 갖고 한국GM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재부에서는 고형권 1차관이, 산업부에서는 이인호 차관이 각각 엥글 부사장과 만났다.

정부는 이날 면담에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경영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대주주의 역할과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을 제시했으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마련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GM측은 빠른 시일 내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GM측은 “한국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GM의 경영정상화는 3대 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의 입장을 정하기 위해서는 실사가 전제돼야 하며 통상적인 속도보다 빨리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GM은 3가지 원칙을 놓고 경영정상화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GM은 한국GM의 회생을 위해 빌려준 3조2000억원의 대출금을 주식 형태로 출자전환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를 요청했다.

한국GM 노사 협상도 넘어야 할 과제다.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신차 배정을 위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득하고 있지만 노조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노사 양측의 갈등은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정부와 산은은 우선 실사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3대 원칙 하에 GM측과 정부 지원 여부를 포함해 한국GM의 정상화 방안에 신속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올해 추경 편성을 시사한 적은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청년 일자리 정책은 재정, 조세, 금융, 규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