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철·콘협의회 개최
- 월례비 상한선 500만 원 제한
- 어길 땐 5000만 원 강제이행금

부산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매달 ‘월례비’를 지급하는 관행을 끊기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업계는 원청사(종합건설업체)가 기사를 직접 채용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임시방편으로 월별 지급액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 울산 경남 철·콘(철근콘크리트) 협의회 사무실에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월례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8일 부산 울산 경남 철·콘(철근 콘크리트) 협의회는 지역 25개 철근 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타워크레인 기사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다.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 철근 콘크리트 업체가 사실상 모두 모인 것으로, 단체 행동을 통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하는 ‘월례비’의 상한선을 지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협의회는 이날 회의를 통해 ‘월례비’ 수준을 500만 원으로 정하고, 회원사가 이를 어길 시 5000만 원의 불이행 강제금을 협의회에 납부하고 업계에 위반 사실을 공개한다는 규정을 정했다.

타워크레인 기사의 임금은 장비임대 업체가 맡는다. 원청인 시공사는 타워크레인 장비 사용에 관한 계약을 장비임대 기업과 체결한다. 이 과정에서 타워크레인 기사는 장비임대 기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데, 임금은 월 370만 원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시공사는 주당 12시간분의 연장근로 수당 200만 원을 관행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공사를 진행하며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돈을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월례비’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고 있다.

전문건설업체 A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기사 1인당 월 500만 원 수준의 월례비를 지급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액수가 커져 현재 800만 원부터 많게는 15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주고 있다”며 “월례비를 주지 않으면 바람이 강하다거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작업을 늦춰 전문건설업체는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유독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불만이 쏟아지는 까닭은 해당 장비가 공사의 공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장비를 고층 건물 꼭대기에 올려야 하므로, 공기를 맞춰야 하는 전문건설업체 입장에서는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전기 설비 소방 등 타워크레인과 연계된 공정이 많아 타워크레인 기사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

협의회 관계자는 “시공사가 타워크레인 기사를 직접 고용해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우선 단체 행동이 중요해 협의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