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건설사들이 호텔 공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 경기가 하락 국면에 접어든 데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마저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시공부터 운영까지

부산지역 건설업체인 유림이엔씨는 현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단계 개발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BIFC 2단계 사업은 지하 7층, 지상 49층 규모로 문현금융단지 내에 들어서는 복합 상업 시설로 분류된다. 오피스텔·오피스·공연장·판매시설과 함께 호텔이 들어서는 구조다. 유림이엔씨는 이 사업의 시행과 시공을 맡았다. 호텔 소유권을 가진 대신 위탁 운영사를 둘 방침이다.

유림이엔씨의 호텔 관련 사업은 2016년부터 본격화됐다. 경주의 보문단지 내 콩코드호텔을 매입해 현재 한국관광공사와 운영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 기장군 동부산(오시리아)관광단지 내 570실 규모의 호텔 시공에도 참여한다. 유림이엔씨 김경록 대표는 “최근 레지던스 호텔이 늘며 호텔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호텔의 가치와 수익성의 접점을 찾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 고급화 전략

남흥건설은 지난달 초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해운대비치CC의 콘도미니엄 수주에 성공했다. 냉동창고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한 남흥건설은 최근 사업 다각화 영역을 찾는 과정에서 고급 콘도미니엄 등 고급 숙박시설 시공에서 ‘해답’을 얻었다. 지난해부터 대구 메리어트 호텔 시공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남흥건설이 고급 숙박시설 시공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국내 건설경기와 맞물려 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SOC 관련 사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는데, 호텔 분야 시공을 통해 해외 사업에도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 호텔의 경우 운영사의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것도 남흥건설 입장에서는 틈새시장의 영역으로 꼽힌다. 남흥건설 문태경 대표는 “호텔 시공에는 시공사의 이름이 남지 않는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도전할 만한 영역인 셈”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은 이미 지난해 호경기가 끝난 상황에다가 정부 규제까지 겹쳐 건설사들은 당분간 신규 사업을 억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텔 사업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다각화의 새로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손철원 사무처장은 “제주의 호텔을 매입해 분양을 전담하는 지역 건설사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텔로의 영역 확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호텔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지별로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