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선경험 살려 정책 제안하고
- 해상사고 공정한 의견 내기로

우리나라 최초의 선장 단체인 한국선장포럼이 출범했다.

한국선장포럼 회원들이 출범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랜 기간 배를 타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에서 여러 난관을 헤쳐나온 베테랑 선장들의 승선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해 각종 해상 사고 때 의견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해사 발전을 위한 정책을 건의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한국선장 포럼의 이귀복 대표는 “그간 세월호 등 해사 관련 각종 사고와 이슈에서 비전문가들이 나서 필요 이상의 사회갈등이 일어났다”며 “선장포럼은 전문가답게 외부 압력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22일 강조했다. 현재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한국도선사협회장을 지냈고 벌크선 선장으로 11년 근무했다.

한국선장포럼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해양사고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해 선장 출신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해사 기술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 18일 출범됐다.

이 대표는 “자문은 대부분 재능기부 형태로 하기로 했다. 사회적인 이슈나 큰 사고가 났을 때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연구하고 그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자문이 필요한 경우 선장포럼 사무국 또는 운영위원을 통해 연락을 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포럼의 가입 조건으로는 해기사협회 정회원 가운데 총톤수 3000ｔ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3년 이상 승선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선장경력 3년 이상인 사람은 해기사로 시작해 승진 시기 등까지 포함하면 20년 가까이 배를 탄 셈이다. 선장경력 3년 미만이면 해사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필요하다. 법인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는 ▷현장 선박 안전과 운항 기술의 조사 및 연구 ▷해사 기술 자문 및 공유 ▷해양 안전 정책 개발 및 교육 지원 등이다. 구체적으로 현장 중심 해사 기술의 조사와 연구, 정책 건의, 국내외 해사 기술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협력, 현장 안전교육 훈련 자료 발간, 본선 운항 관련 기술의 플랫폼 구축, 해사 기술 관련 출판 및 세미나 개최, 상선 안전 교육 지원 및 안전지도자 육성 지원, 선박 및 해기직에 대한 홍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국적 선사와 해양 관련 단체들이 선장포럼에 바라는 것을 들어볼 계획이다.

향후 포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포럼은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아야만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정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거나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 서야 한다”며 “이 때문에 해기사협회도 포럼의 운영비만 일부 지원할 뿐 활동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순수한 NGO로서 기술적인 부문의 전문가 집단으로 역할을 할 뿐 정치적인 색채를 띠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