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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다…수산업 대재앙 <상> 부산 기장 육상 양식장 르포

고수온에 넙치 연신 죽어나가 … 어민들 수온 낮추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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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어류 한 곳 모으니 여섯 상자 넘어
- 냉각순환펌프 가동해 28도 육박 막아
- 올 9만여 마리 폐사·소비 줄어 이중고

- 울주 서생지역도 벌써 수억 원대 피해
- 이달 중순 최고 수온 … 해법없어 시름

“수온이 28도 가까이 되면서 어류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냉각순환펌프를 온종일 가동하거나 수조에 얼음을 넣어 수온을 낮추고 있지만 속수무책입니다.”
   
8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육상 양식장에서 직원이 폐사한 넙치(광어)를 뜰채로 건져 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8일 부산 기장군의 한 양식장에서는 오전부터 양식장 직원들이 간밤에 폐사한 넙치(광어)를 뜰채로 건져내기 시작했다. 양식장의 수조를 돌며 하얀 배를 드러내고 뒤집혀 있는 넙치를 뜰채로 건져 올린 지 한 시간째. 폐사한 넙치들을 차곡차곡 상자에 담아 쌓으니 여섯 상자가 넘었다. 양식장 직원의 얼굴에선 그래도 이 정도면 다행이라는 표정이 묻어나왔다.

■기장 양식장, 어류 폐사에 속수무책

   
이날 오전 기장 앞바다의 수온은 27.5도로 양식 어류들의 폐사가 본격 시작되는 수온 28도에 근접했다. 기장 앞바다에서 바닷물을 끌어 쓰는 육상 양식장은 12곳으로 넙치, 강도다리, 전복 등 12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고수온이 이어지다 지난 5일 냉수대가 형성돼 수온이 21.3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7일부터 수온이 다시 26.8도까지 오르면서 어민들은 어류 폐사 공포에 떨고 있다. 기장에선 지난달 다랑어 사료를 사용한 양식장 3곳의 넙치에서 기준치를 웃도는 수은이 검출돼 나머지 9곳 양식장까지 소비 감소의 타격을 받아 한바탕 초토화됐던 상황에 엎친 데 덮쳤다. 어민 A씨는 “수은 검출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지난해보다 많은 양의 넙치가 양식장 수조에 남아 고수온 때문에 폐사량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날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기장 육상양식장에서 폐사한 양식 물고기는 넙치 6만7000마리, 강도다리 2만 마리, 전복 1만2000마리 등 모두 9만6000여 마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고수온 피해가 컸던 2016년(8곳·10만8980마리)보다 폐사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어민들은 폐사를 막기 위해 액화 산소를 끊임없이 투입하고, 냉각순환펌프를 가동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한 양식장의 수조에서는 수온계가 26.5도를 가리켰다. 냉각순환펌프를 가동한 덕에 해수 온도를 1도 정도는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고수온 상태가 이어진다면 이마저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부산어류양식협회 김형백 회장은 “지난해보다 고수온 진행이 빨라졌고 최고수온은 8월 중순에 나타나 피해가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액화산소 공급 등 피해 줄이기 안간힘

울산지역 양식장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울산은 지난달 11일부터 폭염 특보가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한 달여 동안 폭염으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양식장은 총 9곳 중 5곳이다. 넙치와 가자미 등 총 5만1000여 마리가 폐사해 피해 금액은 수억 원 이를 것으로 양식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울주군 서생면 H양식장의 경우 강도다리와 넙치 1만8000여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이어 같은 지역 D양식장도 1만3000여 마리의 강도다리가 폐사하는 피해를 입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도다리는 냉수대 어종이기 때문에 조금만 수온이 올라가도 쉽게 폐사한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액화산소를 더 많이 공급하고 사료 투여량을 줄이고 있지만 바닷물이 워낙 높은 온도대가 형성되다 보니 속수무책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육상 양식장은 냉각순환펌프, 얼음 등으로 수온을 낮출 수 있지만 해상가두리에서 대부분 양식하는 경남에서는 고수온이 이어지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통영시는 지난달 어업피해 최소화 대책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SMS 등을 통해 고수온 특보 단계별 어장 관리 요령을 통보하며 피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방종근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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