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산 증가로 값 반토막
- 총허용어획량 소진 우려 영향

지난 7월 출어에 나섰던 대형선망업계가 모처럼 고등어를 기대 이상 많이 잡아 예정보다 이틀 빨리 부산으로 돌아온다. 겨울에는 만선으로 일찍 그물을 걷은 적이 간혹 있지만 가을에 이같은 실적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대형선망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인 고등어 어획량이 지난주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얼음과 냉동창고가 부족해 20일 제주도에서 조업을 중단하고 부산으로 들어오기로 했다. 당초 22일 가을 조업을 중단할 계획이었지만 고등어 물량이 많아지면서 일정을 앞당겼다.

지역 수산업계 관계자는 “운반선이 부족할 정도로 고등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며 “창고에 얼음도 동나고 고등어를 보관하는 냉동창고도 부족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고등어 어획량이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부터다. 부산 공동어시장에 따르면 7월 총위판량은 1만3000ｔ, 8월은 1만4000ｔ, 9월은 지난 14일 벌써 1만3000ｔ을 넘어서 이미 8월 위판 실적과 비슷하다.

대형선망업계는 한일어업협정 결렬 장기화와 어자원 감소 속에 치어 포획 논란을 겪으며 기존 휴어기를 1개월에서 2개월로 늘린 후 지난 7월 1일 고등어 조업을 다시 시작했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어황이 좋은 것은 날씨와 해수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나 휴어기를 늘린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처럼 맞이한 고등어 풍어에도 어업인들과 지역 수산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제주도에서 고등어를 대거 잡은 데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산지 가격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기준으로 고등어 산지가격은 ㎏당 1543원으로, 같은 달 기준 지난해의 53.9%, 평년의 43.9% 수준에 그쳤다.

특히 18㎏ 상자당 도매 최저가(하품 기준)가 2주 전 1만3000~1만4000원 했지만 이날은 8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대형선망업계가 어획량 조정에 나섰다. 대형선망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씨알 굵은 고등어가 대거 잡히고 있는데 어가가 떨어지고 TAC(총허용어획량) 소진이 우려돼 빨리 조업을 마치게 됐다”고 밝혔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