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안정 상황이 2년 반 만에 ‘노란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20일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 상승세 확대와 소득 증가속도를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2018년 9월) 자료를 보면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FSI)는 지난 7월 7.4, 8월 6.9로 주의(8~22))수준에 다가섰다.

금융안정지수는 2016년 3월 이후 계속 주의단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무역분쟁과 자산시장 불안정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서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개성공단 폐쇄 등이 있던 2016년 2월 11.0을 찍은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올 2분기 말 1493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6% 늘었다. 지난해 말 8.1%보다 낮지만 예년(2012~2014년) 평균 5.8%에 비해 높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159.8%에서 2분기 말 현재 161.1%(추정치)로 1.3%포인트 올라갔다. 올해 상반기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2.7%포인트 높아서다.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며 600조원 문턱까지 불어났다.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590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549조2000억 원)보다 41조5000억 원늘었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2014년 말 3억원에서 올 2분기 말 3억5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자영업자 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에서 40.9%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순이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좀비기업’ 중 5년이상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 좀비기업 수는 3112개로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2만2798개)의 1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년 이상 연속 한계기업인 장기존속 좀비기업은 942개사로 매년 늘고 있다.

단,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8월까지 전체적으로 자본이 유입됐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강화 등으로 주식자금이 유출됐지만 공공자금 국내 채권 매입이 지속됐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