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소시엄 18개 업체 참여 의사
- 상의는 최대 50개사 모집 계획
- 이달 금융위에 인가신청서 제출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기업들과 함께 부동산신탁사를 설립해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나섰다. 정부가 최근 10년간 신규 진입이 없었던 부동산신탁업에 신규 인가 방침을 발표함에 따른 것이다.

부산상의는 31일 부산부동산신탁㈜(가칭) 설립준비 사무국을 설치하고 부동산신탁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은 신탁회사가 해당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을 말한다. 주요 업무는 토지 신탁, 분양관리신탁, 담보신탁, 대리사무 등이다.

부산상의의 부동산신탁사 설립 추진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금융산업 내 경쟁 및 혁신 촉진을 위해 최대 3개사까지 신규 인가가 가능하다는 경쟁도 평가 실시 결과를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정례회의에서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이번에는 부동산신탁업과 이해 상충 우려가 있는 금융지주사나 건설사도 진입이 허용된다. 금융위는 다음 달까지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11개 부동산신탁사가 인가를 받아 영업 중이다. 2009년 이후 신규 인가가 없는 상태다. 부동산신탁업은 관련 시장 성장에 따라 회계연도 2013~2017년 연평균 수탁고 10.7%, 영업이익 23.1%로 성장했다. 영업 이익률은 회계연도 2017년 기준 65.1%에 달한다.

이에 부산상의는 이달 초 회장단 대상 설명회에 이어 건설업종 2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현재 18개사가 컨소시엄 참가 의사를 밝혔다. 상의는 3차까지 투자설명회를 열어 최대 50개사를 모집할 계획이다. CEO 공모를 포함한 임원 선임도 준비 중이다.

부산상의는 이번 부동산신탁사 설립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현안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부산에는 오시리아관광단지, 북항 재개발, 에코델타시티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동남권은 부동산신탁사가 자금을 투입해 토지를 개발하는 사업의 비중이 33%로 높기 때문에 부동산신탁사가 설립되면 지역 현안 개발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지역으로 이전한 부동산 관련 공기업이 많아 이들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금융중심도시라고는 하나 부동산신탁사 하나 없다는 점도 한 이유다. 현재 영업 중인 11개사의 본사는 모두 서울에 있다.

부산상의는 이달 금융위원회에 부동산신탁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부산상의 이갑준 상근부회장은 “지역 현안 개발로 조성된 부가가치가 지역 개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부산에 설립돼야 한다”며 “이와 함께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들에 새로운 사업 다각화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