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주차장 사용허가 끝나는데
- 교통영향평가·심의 등 신청않아
- 개발계획안 마련 의지조차 없어

신세계백화점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던 부산 센텀시티 미개발 부지를 10년째 임시 야외주차장으로 쓰면서 사업을 미루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주차장 사용 허가도 만료되는데 아직까지 계획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이제는 지역 사회를 위해 신세계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와 부산경제진흥원은 24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C부지(면적 1만6512㎡)의 임시 주차장 사용 기간이 오는 6월로 만료된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C부지는 해운대구 우동 백화점(A부지)과 몰(B부지) 인근의 미개발 부지다. 애초 도심형 리조트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2017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업안을 변경했다. 오는 6월 착공을 목표로 도서관 해산물테마파크 등을 갖춘 ‘온리부산’(가칭) 라이프스타일센터와 문화·전시공간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

부지 조성 계획을 확정하려면 시 교통영향평가와 담당 구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둘 다 시작조차 못 했다. 2017년 2월 부산시 교통영향평가에서 사업안이 반려된 후 2년째 재심의를 미룬 탓이다.

시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에서 최근까지 연락받은 게 없다”며 “아직 심의가 끝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재심의 통보 사유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위원회 심의에만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6월 착공은 어렵다.

개발 계획을 마련한다며 그동안 C부지를 백화점 주차장으로 사용해 일각에서는 신세계에 사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백화점 측은 2010년 처음 해운대구에 임시 사용 승인을 받은 후 2015년부터 총 4회 연장했다. 마지막 임시 사용 기간도 오는 6월 30일 만료되는데, 해운대구는 더는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부지에 시민 편의를 위한 시설을 조성할 계획인 만큼 개발을 서두를수록 좋지만 백화점 측은 수년째 사업안도 확정하지 못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C부지 개발을 위해 현재 내부에서 기획안을 검토하는 단계여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시와 시민단체는 신세계가 지역사회 발전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산업용지는 3년 내에 착공을 안 하면 감면해준 재산세와 취득세를 환수할 수 있지만 지원시설용지로 돼 있는 C부지는 강제 규정이 없다”면서도 “백화점 측에 다시 한번 (개발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 직무대리는 “대기업이 주차장 사용 승인만 반복하며 시간을 끌어온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 사회공헌 차원에서도 계획대로 빨리 시설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