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발 첫 중장거리 항공노선인 부산∼싱가포르 노선이 만성적인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가능 횟수) 부족으로 운항횟수가 크게 줄었다.

제주항공 등 3개 항공사는 올해 하계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횟수를 모두 주 4회 배정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싱가포르 국적 항공사인 실크에어가 5월 1일부터 운항하며, 주 7회로 운수권을 배정받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올 하반기 이후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주 7회 운수권을 받았지만, 슬롯 부족을 이유로 주 4회만 배정됐다.

운항 횟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운영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 항공사 관계자는 “배정된 7회를 모두 사용해도 수지를 맞추기가 어려운 마당에 절반 가까이 운항이 줄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통상 공항의 슬롯이 80% 운영되면 ‘포화’ 상태로 분류되지만, 김해공항의 경우 주중 슬롯 포화율이 100%에 달해 세계에서도 가장 혼잡한 공항으로 분류된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슬롯 확충을 위한 ‘김해공항 최대 수용량 산정 용역’에 착수해 오는 7월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용역 결과가 나와도 군사 공항 특성상 한계가 있는 데다 소음 민원 때문에 현재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인 커퓨타임(항공기 이착륙 금지시간) 조정도 쉽지 않다.

이와 함께 이들 항공사가 운항할 계획이었던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안전성 논란도 부담이다.

5월부터 운항에 들어가는 싱가포르 국적 항공사인 실크에어는 737 맥스8 기종을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운항 불가 조치로 항공기를 737-800 기종을 투입하는 한편 총 162석 가운데 연료를 추가로 싣기 위해 뒤쪽 36석을 제외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도 애초 보유 중인 737 맥스8 기종을 이 노선에 투입하기로 했으나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고, 제주항공도 2022년 이후 이 기종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상태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