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내용 안내에 그쳐” 실망감
- 기업들 불안감 잠재우기 한계

다음 달 초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 리스트 배제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부산서 정부 주관 첫 기업설명회가 열렸다. 주무 부처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고 단순 내용을 안내하는 데 그쳐 기업의 상황 인식과는 달리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부산진구 범천동 부산상의 국제회의장에서 부산상의,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연 ‘일본 수출 규제 관련 기업설명회’에 지역 기업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해 전략물자관리원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오후 부산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일본 수출 규제 관련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주말 급하게 개최가 결정됐고 이날 찌는 듯한 폭염에도 지역 내 90여 개 사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를 앞두고 기업의 높은 관심과 우려를 반영했다. 산업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 임채욱 선임연구원이 수출 규제로 바뀌는 일본 수출통제제도와 전략물자수입 및 비전략 물자 수입 때 기업에 적용되는 제도를 안내했다. 특히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안보우호국)에서 제외할 때 적용받는 주요 변동 사항과 전략물자 포함 여부 확인 방법, 양국의 수출 통제 제도 등을 설명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다음 달 1일부터 수출 규제 관련 전용 홈페이지(japan.kosti.or.kr)를 구축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센터 노선을 두 배로 확충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전략물자 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알게 된 데 대체로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사안이 중대하고 급박함에도 정부를 대표해 방침이나 대응책을 설명해주는 관계자가 없어 막연한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출기업의 한 임원은 “현재는 일본이 수출만 규제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현지 거래업체들은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수입도 막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전략물자관리원 관계자는 “답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그런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부산 사상구 반도체 관련 가스업체 관계자는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아무래도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 달 정도 재고량만 확보해놨다. 재고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대체재를 찾지 못하면 해결 방법이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며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사실 기업 경영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참 이유에 대해 “현재 일본이 무역 제재 확대를 정확히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나서는 것보다는 전문가로 이뤄진 대응센터가 대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설명회는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인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차례로 개최될 예정이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