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존도 큰 특정 소재 공급 차질
- 국내 기업 당장은 영향 받을 것
- 대체재 개발 기술지원 총력을”

일본이 28일 ‘대한국 백색 국가(수출 허가 우대국) 제외’ 조처를 시행하면 국내 기업은 단기적으로 대일 중간재 수입이 끊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되거나 일본 전체 산업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산업연구원이 주최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 부품산업의 대응’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연구원은 2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 산업의 대응’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실장은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장비 ▷일반기계 및 부품 ▷정밀화학 등이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위험 품목’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이들 ‘위험 품목’의 대일 수입액은 43억 달러로 같은 해 우리나라 대일 총수입액의 8%를 차지했다”며 “일본 의존도가 높은 특정 소재·장비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전기적 에너지를 화학적 에너지로 바꾸는 전지)와 같은 국내 IT 부품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도 “일본이 공급하는 소재·부품이나 장비 등은 글로벌 공급 사슬의 최후방에 있으므로 공급 단절이 시행되면 전방에 있는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며 “따라서 일본 정부가 단행한 수출 규제는 단기적으로 우리 산업 및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세미나 참석자들은 일본 역시 수출 규제 조처로 피해를 보는 게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 본부장은 “일본의 조처는 자국 기업을 향한 세계의 신뢰를 무너뜨려 글로벌 가치 사슬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거래처 다변화가 이뤄지고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무너지면 일본 산업의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