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로금리 인한 이익 감소에다
- 국내기업 경영악화 우려 커진 탓

코로나19 사태로 유가증권시장의 금융주들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제로금리 진입에 따른 이익 감소에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국내 기업의 경영 악화로 이어질 경우 부실 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금융주인 BNK 금융지주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BNK금융지주는 전일 종가 3970원보다 320원 떨어진 3650원으로 마감했다. 3개월 전인 12월 20일만 해도 7890원을 기록하며 8000원대를 바라보던 BNK 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지난달 초부터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13일은 액면가(5000원) 아래인 4795원까지 떨어졌다. BNK 금융지주에 투자한 A(45) 씨는 “설마 했는데 5000원 대와 4000원 대가 힘없이 붕괴됐다. 이런 분위기라면 2000원대까지 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만 9000원대이던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종가가 1만 8450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DGB금융지주도 7500원대에서 3420원으로 추락하는 등 9개 금융지주의 주가는 3개월 새 평균 40% 넘게 떨어졌다.

이번 코로나 폭락장세에서 유독 금융주의 낙폭이 큰 이유는 복합적이다. 장기간 지속돼 왔던 저금리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금리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또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부도 등 한계 상황에 몰리면 금융권이 ‘도미노식’ 타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에 반영됐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은행 주식을 먼저 내다 파는 경향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단기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주 투자자의 고민은 깊어진다. BNK금융 김지완 회장 2만1800주, DGB 김태오 회장이 1만 주 등 자사주 매입도 하락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