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 국세 수입액이 2019년보다 8조 원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부동산과 증시 관련 세수가 급증하면서 총세입(국세 수입+세외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세입은 46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보다 63조5000억 원 증가한 액수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세입 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 밖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부동산과 증시 등 호황으로 자산 관련 세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양도소득세는 23조6558억 원으로 2019년보다 7조5547억 원(46.9%) 늘었다. 증권거래세도 8조758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조2854억 원(95.8%)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 국세 수입액은 285조5462억 원으로 2019년(293조4543억 원)보다 7조9081억 원(2.7%) 감소했다. 2019년 1161억 원 줄어든 데 이어 역대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세(전년 대비)를 기록했다. 감소율도 외환위기 때인 1998년(-3.0%) 이후 두 번째로 컸다. 특히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2019년(72조1743억 원)보다 16조6611억 원(23.1%) 급감한 55조5132억 원에 머물렀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세 수입이 줄었는데도 총세입이 증가한 것은 자산 관련 세수의 급증세가 법인세 등의 감소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 수입액(285조5462억 원)은 2019년과 비교하면 8조 원 가까이 줄었지만, 정부 예상치(279조7000억 원)보다는 5조8462억 원이 더 걷혔다. 지난해 총세출은 2019년보다 56조6000억 원 증가한 453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결산상잉여금(총세입-총세출)은 11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