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수십 곳의 업체가 실제 피해를 입었거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지역 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LNG가격 안정화 등을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3일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부산지역에서는 58개 업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는 지난 2월28일 ‘비상대응지원단’을 꾸려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11일까지는 부산에서 18개 업체의 신고가 접수돼 실제 피해(예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부산경제진흥원이 부산지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업체 1180곳을 전수조사하자 부산지역 58개 업체가 피해를 입었거나 예상된다고 신고했다.

부산지역의 한 수산물 업체는 우크라이나의 항구가 폐쇄되는 바람에 수출물량이 이집트를 통해 다시 국내로 이동되면서 약 1억80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피해 금액 일부를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라면·과자 등을 수출하는 부산의 한 식료품 회사는 약 150만 달러의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는 현재 러시아수입상이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제외되는 제재를 받고, 러시아 루불화가 폭락하자 대금 납부가 지연되고 있다고 부산경제진흥원에 신고했다.

시는 지역 업체의 피해·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고 LNG가격 급등을 막아달라는 건의를 산업부에 전달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LNG도매요금이 지난해보다 무려 75%가량 올랐다. 여기에 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를 위해 물류비의 100%(업체당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한다. 전년도 수출액이 2000만 달러 이하이며 부산에 본사가 있는 수출기업이 대상이다. 4일부터 기업의 지원 신청을 받는다.

시 김효경 경제기획팀장은 “부산의 경우 LNG가격 급등을 막지 못하면 철강업계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지역 중소업체의 유동성 악화를 막기 위해 일단 물류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청 전경. 국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