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부산이 ‘워케이션’(work+vacation) 문화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일하면서 휴가도 즐기는 워케이션 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에서 앞다퉈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창경)은 이달 중 지역 스타트업 유치·성장을 위한 B. Startup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를 위해 부산창경은 최근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의 ‘서프홀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프홀릭은 서핑체험과 바다 전망의 카페를 내세운 관광 스타트업으로,이곳의 워케이션 참여 스타트업에게는 송정의 지역색이 담긴 체험을 제공한다. 부산 외 지역의 스타트업 직원이 서프홀릭에서 워케이션을 신청하면, 내부 카페 공간을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서핑을 배울 수 있다. 부산창경은 또 해운대에 위치한 대기업 콘도와도 워케이션 프로그램 시행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부산진구는 올 하반기부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심형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최대 번화가인 서면의 숙박업소에서 머무르면서 원격 근무를 하고, 일과 후에는 서면 일대 식당과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등 업무 및 휴식시간을 서면에서 보내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진구는 프로그램 참여 직장인에게 숙박비와 체험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데 이어, 지역 호텔과 관련 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부산진구는 서면에 호텔도 많고 놀거리가 풍부하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충분히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BNK부산은행은 숙박예약앱 ‘야놀자’와 워케이션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제휴 상품을 통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에서 워케이션 시장 선점 움직임이 잇따르는 이유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다. 해운대·광안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이고, 지역마다 고급 호텔이 즐비한 것이 워케이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편리한 대중교통과 대형마트 등 생활편의시설 등의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부산(해운대구)은 제주시·경주시 등과 함께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선호도가 높은 도시로 분석됐다.

부산창경 송용준 센터장은 “부산은 제주 다음으로 국내 워케이션 장소로 가장 인기가 좋다”며 “처음 워케이션 프로그램 론칭을 앞두고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곳에서 사업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워케이션 도시’ 부산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B.Startup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해운대구 송정동 ‘서프홀릭’. 서프홀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