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부동산 세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아파트 증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추진하고 있어 증여 대신 주택 처분을 선택하는 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아파트 전경. 국제신문DB

6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부산의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 부산 아파트 증여 건수는 지난해 11월 235건에서 12월 446건으로 크게 늘었으나 올해 1월 167건, 2월 232건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증여 건수 추이를 살펴보면 4월 629건 이후 완만히 감소하다가 10월(333건)과 12월 다시 늘었다.

전국 상황도 비슷했다. 지난해 12월 5213건에 달했던 증여 건수는 올해 1월 4186건, 2월 3782건으로 줄었다. 특히 2월 증여 건수는 2017년 6월(3734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부동산 세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꼽고 있다. 지난해는 정부의 규제 강화로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증여를 선택했던 다주택자들이 많았다. 현재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세율은 최대 75%까지 치솟았으나 증여는 최고 세율이 50%라 집을 파는 것보다 자녀 등에게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이가 늘었던 것이다. 실제 증여 건수가 다시 증가한 지난해 10월은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다주택자의 세금과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규제 완화의 기대감이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주택 처분을 유예하는 이가 생겨났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전체 거래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겠지만, 대선 이후 부동산 세제 완화에 대한 기대로 다주택자들 사이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짙어졌다”며 “특히 인수위원회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보이면서 집을 팔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다보니 증여보다 매물 처분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구의 D부동산 소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한 기대로 매물을 내놓으려는 다주택자들이 많아졌다”면서 “다만 매물 가격을 낮추지는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지만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 이들이 내놓는 매물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지사장은 “인수위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내용을 연일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대출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아파트를 예전처럼 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매수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침체됐던 거래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