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장애인 지하철 집회로 정치권의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장애인을 위한 플랫폼 및 상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높은 매출 상승을 기록하는가 하면 100억 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부산테크노파크(TP)는 기업 지원과 함께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한 자체 기술개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본사를 둔 티에이치케이컴퍼니는 지난해 3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2020년 매출은 120억 원대다. 1년 만에 매출이 약 150% 늘었다. 이 회사는 장기요양급여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국가가 지원하는 장애인·노령층 복지 용구 제품을 생산·유통한다. 시장이 한정적이었지만 복지용구 관련 업체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로운플랫폼)을 만든 덕에 매출이 크게 늘었다.

서재용 이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 매출은 2억 원에 불과했다”며 “창업 초기 데스밸리(초기자금이 소진되는 시기) 때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는 컨설팅을 TP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달 기준 누적 투자 유치 규모를 100억 원대로 추산한다.

동구의 장애인 채용 플랫폼 스타트업 브이드림은 최근 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액이 100억 원대를 기록했다. 브이드림은 장애유형을 15가지로 구분하고, 20개 직군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직무를 개발해 장애인 취업을 연계한다.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을 통해 중증 장애인의 원활한 재택근무를 지원한다. TP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날 브이드림에 23호 지산학협력브랜치를 열었다. 회사 측은 브랜치 개소를 통해 ‘플립’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이런 가운데 TP는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주제로 내부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관련 사업은 ▷저상버스 보급 확대 기술 지원 ▷수동휠체어 시험인증 ▷장애인 복지기기 품질관리 ▷장애인 보조기기 사용성 평가 ▷무장애 도시 부산 리빙랩(개방형 연구실) 등이다. TP는 올해 교통약자가 직접 서비스 검증에 나설 수 있도록 장애인 검증단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개소를 앞둔TP 의료산업기술지원센터에 재활복지의료기기 관련 리빙랩 설치도 진행한다.

TP 김형균 원장은 “장애인 관련 사업은 단순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의미가 있다”며 “지산학협력을 통해 장애를 가진 분들도 부산 경제의 주체로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부산 동구 브이드림 본사에서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사진 왼쪽) 원장과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가 지산학브랜치 개소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두 사람의 수어는 ‘사랑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19일 오후 부산 동구 브이드림 본사에서 열린 지산학브랜치 개소식에서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가 사업 관련 설명을 진행 중이다. 부산테크노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