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가 인근 음식점 밀집 지역. 국제신문DB(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대표적 밀집·밀폐 업종인 부산의 술집·노래방·PC방·여관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1000곳이나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초부터 올해 초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사실상 계속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도 폐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자영업자가 결코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밀집·밀폐 5개 업종, 정확히 1000곳 폐업

6일 국제신문이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간 부산에서는 자영업자의 폐업·신설 여부가 업종별로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100대 생활업종 가운데 이 기간 사업체 수 감소율이 가장 큰 업종은 간이주점이었다. 2020년 2월 898개에서 올해 2월 680개로 24.3% 급감했다. 같은 기간 PC방은 646개에서 512개로 20.7% 줄어들며 두 번째로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호프전문점(-15.7%) ▷노래방(-12.8%) ▷예식장(-11.7%) ▷여관·모텔(-11.0%) ▷구내식당(-10.1%) 등의 순이었다.

감소 폭을 봐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호프전문점의 감소 폭은 275개(1748개→1473개)로 가장 컸다. 노래방이 221개(1728개→1507개)로 2위를 기록했고 ▷간이주점(218개, 898개→680개) ▷여관·모텔(152개, 1378개→1226개) ▷구내식당(145개, 1436개→1291개) ▷PC방(134개, 646개→512개) ▷슈퍼마켓(111개, 1841개→1730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업종 가운데 호프전문점, 노래방, 간이주점, 여관·모텔, PC방은 대표적인 밀집·밀폐 업종으로 분류된다. 5개 업종의 폐업 사업자 수만 정확히 1000개에 달했던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된 탓에 다른 자영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도 헬스클럽 35% 급증

반면 부산 100대 생활업종 중 통신판매업의 증가율(62.0%)과 증가 폭(+1만638개)은 모두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2월 1만7166개에서 올해 2월 2만7804개로 급증했다. 통신판매업은 ‘전화와 인터넷 등 통신에 의해 주문을 받고 상품을 소비자에게 인도하는 업종’이다.

비대면 영업이 가능한데다 신청 절차도 비교적 수월해 사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선택하는 대신 통신판매업으로 업종 변경을 시도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세청 누리집 ‘홈택스’에 신청만 하면 하루이틀 만에 ‘통신판매업’으로 업종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기간 부산의 커피음료점도 43.8%(3610개→5190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시장이 상용직을 중심으로 얼어붙으면서 청년들이 아예 소규모 카페 창업으로 발길을 돌린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영업이 주로 낮에 이뤄져 영업시간 제한 등에서 조금은 자유로웠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헬스클럽(35.2%) ▷스포츠시설 운영업(33.3%) ▷공인노무사(32.2%) ▷교습소·공부방(29.6%) ▷피부관리업(28.2%) 등의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헬스클럽 등의 창업이 늘어난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해석된다.

●尹정부 2차 추경 추진…‘차등 지원’ 논란

한편 윤석열 정부는 오는 10일 출범 이후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손실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에서 “소상공인·소기업 551만 곳에 대해 피해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한 뒤 지원금을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액수는 최대 600만 원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상공인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실보상 소급 적용이 보상안에서 빠져있는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약속한 ‘일괄 지급’이 아닌 ‘업종별·피해규모별 차등 지원’으로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