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가운데) 기획재정부 2차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8개 공공기관이 정부가 실시한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부산지역 주요 공공기관 9곳 중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를 비롯한 3개 기관이 ‘우수’ 등급을 받았고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은 9곳 중 가장 낮은 ‘미흡’ 등급에 머물렀다.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재무 상황이 악화된 기관들은 기관장 등의 성과급을 자율적으로 반납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동서발전, 13개 기관 중 유일한 ‘S 등급’

기획재정부는 20일 최상대 기재부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평가는 중앙정부 산하 전국 130개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 실적을 종합 평가한 뒤 ▷탁월(S등급)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 등 6개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 등급은 지난해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는 울산에 본사를 둔 한국동서발전이 받았다. 기재부는 동서발전에 대해 “재난안전 사고 예방과 윤리 경영 등 사회적 가치 구현에서 성과를 달성했고, 발전 설비의 안정적 운영 등 주요 사업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A 등급은 23곳, B 등급과 C 등급은 각각 48곳과 40곳이 받았다. D 등급을 받은 기관은 LH를 비롯해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마사회,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생태원 등 15곳으로 집계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우체국물류지원단, 코레일 등 3개 기관은 가장 낮은 E 등급을 받았다. D와 E 등급을 합쳐 총 18개 기관이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주금공·캠코 2년 연속 A 등급

부산지역 공공기관 9곳 중 A등급을 받은 기관은 주금공·캠코·남부발전 등 3곳이었다. 주금공과 캠코는 지난해(2020년도 경영실적 평가)에 이어 2년 연속 A 등급을 유지했고 남부발전은 지난해 B 등급에서 한 단계 뛰어올랐다.

기재부는 기관별 평가 사유를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자리 창출과 사회통합, 안전·환경, 지역발전 등 사회적 가치 지표에 큰 비중을 두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술보증기금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B 등급을 받았고, 부산항만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수산자원공단은 C 등급으로 나왔다. 해양수산연수원은 지난해 C 등급에서 올해 D 등급으로 내려앉았다. 울산에 본사를 둔 한국동서발전은 130개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S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S 등급 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한전 “경영진 성과급 반납 결정”

공운위는 E 등급을 받았거나 2년 연속 D 등급에 머문 8개 기관 중 현재 재임 중인 해양교통안전공단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했다. 나머지 7개 기관은 2021년 말 기준으로 재임 기간이 6개월 미만이거나 이미 임기가 만료돼 해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D 등급을 받은 기관 중 6개월 이상 재임요건 등을 충족한 LH와 산림복지진흥원, 청소년활동진흥원 등 3개 기관장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특히 공운위는 한전과 9개 자회사(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한전KPS)에 대해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의 자율 반납을 권고했다. 재무 상황이 악화돼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번 평가에서 C 등급을 받았다.

이에 한전은 정부의 경영평가 결과 발표 직후 “정승일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자발적인 성과급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전의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들도 성과급의 50%를 반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