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자체가 차량에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할 때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CCTV가 전혀 장착되어 있지 않는 부산도시철도 2, 3호선 시설 개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도시철도 차량 내 CCTV 설치와 관련해 정부가 보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담은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범죄 예방 등을 위해 CCTV 설치 예산을 계속 정부에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지원을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예산 확보가 쉬워져 CCTV 설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도시철도 차량 5977칸 가운데는 2423칸에만 CCTV가 장착되어 있다. 설치율은 40.5%다. 노선별로는 부산 도시철도 4호선(102칸)과 부산김해경전철(50칸)에는 CCTV가 100% 가동되고 있다. 반면 부산도시철도 2, 3호선에는 CCTV가 한 대도 없다. 또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의 설치율은 33%(403칸 중 136칸)에 그쳤다.

도시철도 차량에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할 때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사진은 부산도시 철도 2호선. 국제신문DB

도시철도 차량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하는 법은 2014년 만들어졌다. 이어 그 해 7월 8일 법 시행 이후 최초로 구매하는 차량부터는 CCTV를 반드시 장착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 차량에는 법이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이 예산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편 경찰청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5년 간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범죄는 1만6403건으로 집계됐다. 성범죄가 6046건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기타(점유이탈물횡령·공연음란 등) 5500건, 절도 3696건, 폭력 973건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