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산지역에서 개인 위생·방역 물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수요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에서는 항균 문 손잡이를 만드는 업체부터 살균이 가능한 수납박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업체가 ‘코로나 특수’를 준비 중이다.

부산 기장군에 생산공장을 둔 부영물산은 최근 제품 생산량을 기존 하루 100개에서 300개로 늘렸다고 25일 밝혔다. 이 업체는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사용되는 유리문에 부착하는 손잡이에 백동(구리)을 접합한 제품을 생산한다. 강도는 기존 스테인리스 파이프와 비슷하지만 4시간이 지나면 99.99%의 세균과 바이러스가 사라진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엘리베이터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던 구리필름 부착과 비슷한 원리지만, 임시 제품이 아니라 기존 손잡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이디어는 ‘동전’에서 나왔다. 업체에 따르면 동전에 백동이 들어가는 이유가 항균 때문인데, 이 제품 역시 같은 콘셉트를 차용했다는 것이다. 항균 손잡이는 최근 조달청에 등록됐고, 현재는 대형 엘리베이터 회사와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 진출도 추진 중이다. 부영물산 노덕현 대표는 “코로나19 차단이 필수적인 학교나 병원, 공공기관 등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사무실에 부영물산의 백동 손잡이가 부착된 모습. 부영물산 제공

해운대구 엘이디소프트는 올해 매출 목표를 10억 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매출이 3억 원 내외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3배 이상의 목표다. 엘이디소프트의 대표 상품인 ‘라파-B 가시광 살균조명’이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며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에 따르면 이 제품은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405나노미터 파장만을 활용한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의 과도한 UV 파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게 장점이다.

엘이디소프트는 당초 산업용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회사였는데 2년 전 코로나가 창궐하는 것을 보면서 감염병 대책 제품 필요성에 ‘라파-B’를 만들었다. 라파는 고대 그리스어로 ‘치료하다’는 뜻을, B는 부산을 의미한다. 조상수 대표는 ”부산에서 ‘빛’으로 코로나19를 퇴치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라며 “올해 목표 매출의 60% 이상이 ‘라파-B’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엘이디소프트의 라파-B가시광 살균조명. 엘이디소프트 제공

강서구 바르토 최정욱 대표는 다음 달께 제조부문 창업을 앞두고 있다. 바르토는 오존살균이 가능한 수납박스를 만든다. 박스 안 오존 농도를 WHO(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인 0.05ppm 수준으로 유지하는 살균기가 핵심 기술이다. 살균기는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박스에 돌려 사용할 수 있다. 10월께 제품을 완성해 1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국민을 위한 기업을 만드는 꿈이 있다”며 “제조부문 창업 이후 생산할 제품의 유통과 마켓팅 준비에 매진 중이다”고 말했다.

바르토의 살균 보관박스 개념도. 바르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