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3000억 이상의 재원을 투입해 해양과 우주를 융합하는 신산업 육성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아마존 등 최근 민간기업이 우주산업에 참여하는 흐름 속에서 부산도 우주 관련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28일 부산시청에서 ‘해양·우주 융합 신산업 육성 전략’을 주제로 ‘제29차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열렸다. 부산시 제공

●해양+미래기술 융합 신산업 창출

시는 28일 부산시청에서 ‘해양·우주 융합 신산업 육성 전략’을 주제로 ‘제29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개최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지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바다와 우주가 만나는 도시, 부산 먼저 미래로’를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해양·우주 서비스기술 실증도시 구현 ▷해양 X 미래기술 융합 신산업 창출 ▷거버넌스 구축 및 글로벌 네트워킹 등 3대 전략과 18개 과제를 수립하고 5년 간 3344억 원을 투입해 이를 추진키로 했다.

시는 지자체 최초로 해양공간 정보 수집과 해양미세먼지 관측을 목적으로 12U(1U는 가로·세로·높이 각각 10㎝)급 초소형 위성 부산샛(BusanSat)-A와 B를 제작하고 있다. 부산샛-B는 한국천문연구원 및 NASA와 협력해 내년 하반기 발사 예정이다. 이에 더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초소형 위성 등 우주 관련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신규사업을 발굴해 정부 연구개발(R&D) 및 기반 구축 사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미 일부 업체는 테슬라가 제작하는 우주왕복선에 부품 공급을 하고 있어 적절한 지원이 이어지면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을 활용해 해양쓰레기 대응, 도시공간 관리 등 지역의 현안 해결에 활용할 정책연구도 추진해 공공수요도 창출한다. 시는 현재 위성을 활용한 스마트항만서비스를 부산항만공사(BPA)와 개발하고 있다.

부산샛-B

●육성펀드 조성…인재 영입·육성 박차

시는 성장 거점으로 영도 동삼동 혁신지구 내 ‘해양신산업 오픈 플랫폼(테크노파크 운영)’을 활성화하고, 2024년 건립 예정인 해양과학기술 산학연 협력센터를 통해 기업의 성장 전 주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항 북항에 건립을 추진 중인 동남권 스타트업 파크에도 해양우주 융합 기업들이 모일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을 강화한다.

지역의 해양우주 융합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할 재원은 정부 모태펀드 기반의 300억 원 규모 해양신산업 육성 펀드를 연내 조성해 마련한다. 최근 우주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지역의 해양 우주 융합 신산업 분야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민간 중심의 해양 우주 융합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적으로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협력체 (가칭)오션투스페이스(Ocean2Space) 얼라이언스 구축도 추진한다. 시는 위성제조, 서비스, 지상장비 등 각 분야 기업이 모여 협력방안을 논의하면 전체 생태계가 확장되고 지역 내 창업과 기업 유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첨단기술 업체 종사자 인건비와 역외 우수 인재 및 출향 유턴 인재 인건비와 주거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근 도시 및 해외 우주 선진도시들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해양·우주 분야 산업은 어느 한 도시의 노력만으로는 육성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해양·우주 융합 신산업이 결실을 이룬다면 조선업 중심 도시였던 스코틀랜드의 항구도시 글래스고가 우주산업을 육성해 유럽의 우주산업 허브가 된 것처럼 부산도 해양·우주 서비스기술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