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울산, 경남 등 각 지자체가 매년 지역 농산물을 다량 구매하고도 법에 규정된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지역농산물을 구매한 금액은 2019년 36억6400만 원, 2020년 45억9700만 원, 2021년 61억8300만 원으로 해마다 늘어 나고 있다. 최근 3년 간 금액은 144억4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부울경의 구매 금액은 2019년 7억2800만 원, 2020년 9억800만 원, 2021년 10억3200만 원으로 3년 합계는 26억8800만 원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 18억7000만 원, 울산 7억3100만 원, 부산 8700만 원으로 파악됐다. 부산은 2019년에는 실적이 없었으나 2020년에는 5100만 원, 2021년에는 3600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경남의 구매 금액은 전남(19억5600만 원), 경북(18억8400만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 각 지자체가 지역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있으나 정부는 법에 규정된 보조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남 산청의 농부들이 쌀을 수확하는 모습. 국제신문DB

정부는 농가 활성화와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각 지자체가 될 수 있는 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우선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는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법정 보조금을 전혀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는 최 의원의 보조금 지원 현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내역이 없음’이라는 응답을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관련 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 같은 정부의 무관심은 지자체의 지역 농산물 구매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 의원은 “전국 지자체가 지역 농가를 돕고자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있으나 정작 정부는 동기부여 제공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법에서 정한대로 실적 우수 지자체에는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