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워케이션’(휴가+노동)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부산시도 거점센터 설치 및 사전체험 프로그램 지원 등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워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기업유치를 늘리고 인구 감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제주 강원을 넘어라…치열한 유치전

시는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를 주제로 제30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아스티호텔에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설치하고 내년까지 인구감소지역(서구·동구·영도구)과 인구 관심지역(중구·금정구)에 위성센터 10곳가량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만약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 맞춤형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노동자의 근무지를 옮기는 ‘일본형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이후에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휴가지에서 근무하는 형태의 유럽식 모델 활성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련 예산으로는 총 26억 원(지방소멸대응기금)이 투입된다.

지난달 31일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에서 열린 부산형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 간담회. 부산시 제공

앞서 지난 4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서프홀릭’과 워케이션 활성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한화리조트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산진구도 서면 숙박업소에서 머무르며 일대 식당과 문화시설 이용을 유도하는 ‘도심형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유치경쟁도 치열하다. 강원관광재단은 지난 2월 서울산업진흥원과 워케이션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 7월 강원도 양양군과 영월군에서 3박 4일 진행되는 프로그램(500명) 신청은 조기마감됐다. 제주는 읍면 권역별 워케이션 거점 마련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의 ‘워케이션 활용 국내 관광 활성화’연구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약 4조5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약 2조1000억 원, 소득유발효과는 약 9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2만7000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도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자연환경·교통편의성 탁월 등 강점 공략

서울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 전문 기업 알서포트는 올해 초부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직원 워케이션 시설을 운영 중이다. 300여 명 직원 중 신청자 10명을 추려 1개월간 부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알서포트는 교통과 먹거리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판단에 부산을 선택했는데, 워케이션을 경험한 직원 중 20%가 장기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이곳 서형수 대표는 “부산은 도시 인프라가 훌륭하기 때문에 지사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전국 지자체가 기업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은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가 전국 3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수요 조사를 진행한 결과 워케이션의 선호기간은 1주일(48.9%)이 가장 많았으며 2주일(22.9%) 1개월(16.5%)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장점(중복답변)으로는 ‘해변 등 자연환경’(82%)을 으뜸으로 꼽았고, 워케이션 거점 마련의 중점 고려사항(중복답변)으로는 ‘관광지로의 교통편의’(66.4%) ‘비즈니스 중심지와의 접근성’(59%)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시 황해련 관광진흥팀장은 “부산은 자연환경과 인프라는 사실상 완성되어 있다”며 “개별 업체의 업무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워케이션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은 해운대구 송정동 ‘서프홀릭’. 서프홀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