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이 연일 폭락하자 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으며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현재 밥 한 공기에 농민에게 돌아가는 원가는 206원인데 최소 300원 이상 보장돼야 한다는 게 농민단체의 주장이다.

21일 충남 보령시 주포면 한 논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관계자들이 정부에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경남 함안군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농민들도 전북도청 앞에 나락을 쌓아 놓고 시위를 했다. 충남도연맹 회원들도 예산·당진을 포함한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 ‘논갈이 투쟁’을 벌였다.

경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도 이날 ‘쌀값 폭락 대책 마련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조영제(함안1) 도의원이 발의한 건의안에는 정부가 수확기 이전 선제적으로 쌀의 시장 격리(매입) 조치 시행과 현실적인 쌀 수급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 의원은 “20㎏ 한 포대에 5만4000원이던 쌀값이 올해 4만 원 정도로 폭락해 농민들을 대책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건의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9000여 명 농민들이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트럭에 실린 볍씨를 거리에 뿌리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도지사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쌀농사가 흔들리면 농민 삶은 물론 식량주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 농업 경영비용은 폭등하는데 농민들의 노동에 대한 대가는 갈수록 떨어져만 간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21일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 중점 법안으로 추진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 “법률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토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 총리는 ‘항구적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네”라면서도 “그러나 항구적인 제도가 경직적인 제도가 돼 버리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쌀값 폭락의 원인을 묻는 말에 “제일 중요한 건 수요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고 올해는 풍년의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이 ‘농민이 열심히 일해서 수확을 많이 하고 풍년을 이뤄서 국민들한테 국민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초과 생산량이 발생했다고 정부는 시장에 방치하나’라고 따져 묻자 한 총리는 “그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오랫동안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25일 쌀값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