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영국에서 열렸던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공식 제의했다.

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정부는 이 사안이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간에도 논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협약·런던의정서는 폐기물의 해상투기를 금지하는 한편 각 국이 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논의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과 2007년 각각 가입했다.

그동안 한국은 2019년 이후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 등에서 일본의 원전 오염수 처리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원에서 국제검증단 등을 통해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사안이 심각한 만큼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 체계에서도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국제적인 시각이다. 반면 일본은 원전 오염수 방류는 ‘해상투기’가 아니기 때문에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총회에서 거론할 주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44차 런던협약 및 제17차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류재형 국제해사기구 대표부 해양수산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이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총회에 참석한 류재형 주영국대사관 겸 국제해사기구 대표부 해양수산관은 “다양한 오염물질에 노출된 후 저장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해양에 방출되면 해양환경 및 생태계, 주변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체계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방안과 이를 위한 정보교환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다수의 국가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공감을 표명했다. 향후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체계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월 국제해사기구(IMO) 법률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방향은 총회에서 논의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