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음주 운전이 사회문제가 되는 가운데 해상에서 술을 마신 채 배를 모는 행위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447건의 음주 운항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97%인 432건은 형사처벌을 받았다. 지방청별로는 서해해양경찰청 관할 구역에서 전체의 34.7%인 155건이 발생했고 다음으로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135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81건, 동해지방해양경찰청 39건, 제주지방해양경찰청 37건 등의 순이었다. 연도별 음주 운항 건수는 2018년 83건, 2019년 115건, 2020년 119건, 2021년 82건이었으며 올해는 8월까지 48건이 적발됐다.

해양경찰관이 선박에서 선원을 대상으로 음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국제신문DB

더 큰 문제는 음주 상태에서 배를 몰다가 적발되고도 다시 같은 행위를 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해양경찰청 집계 결과, 올해 8월 현재 음주 운항 재범률은 8.3%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2.4%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2018년 4.8%였던 음주 운항 재범률은 2019년 7.8%로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역대 최고치인 9.2%를 기록했다.

최근 5년 간 음주 운항으로 인한 사상자는 10명이었다. 지난해 전남 완도군 인근 해상에서는 음주 운항자가 양식장 관리선(1.77ｔ)을 급선회하는 바람에 승선원 1명이 바다로 떨어진 뒤 스크루에 하반신이 절단돼 사망하기도 했다.

소 의원은 “해양에서 술을 마신 채 배를 몰면 대부분 대형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며 “선박 운항자들의 각성과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