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농사용 전기를 사용하는 수산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와 수협 등을 중심으로 전기요금 인상조치 전면 재조정 요구 움직임이 일고 있다.

1일 수산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모든 종류의 전기요금을 일률적으로 올렸다. 당시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따른 원가상승분 반영과 사용자의 효율적 소비 등을 인상 이유로 내세웠다. 수산업계도 이런 한전의 입장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있다. 다만 농사용 전기료가 다른 전기료에 비해 인상률 폭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어업인들이 사용하는 농사용 전기료는 올해 초 ㎾h 당 35.7원에서 현재 48.0원으로 34%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료는 72.3원에서 84.7원으로 17% 인상에 그쳤다. 이 때문에 수산업계에서는 지난해 어업인들이 사용한 연간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올해 전기요금 인상분을 적용하면 682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산물의 신선도와 상품가치 확보를 위해 전기 사용이 많은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금액 급증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등은지난달 30일‘농사용 전력요금 개편방안’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수협 제공

수협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올해 전기료 인상에 대한 어업인 피해 현황을 조사한다. 이어 전기료 인상 기준 변경, 정부에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차액에 대한 국비 지원 건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농사용 전기료 정부 보조사업 신설 등은 장기 과제로 검토한다.

정치권도 수산업계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구)·이달곤(창원시 진해구),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김해시 을) 의원 등 7명은 지난달 30일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와 ‘농사용 전력요금 개편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농사용 전력요금 인상은 수산물 생산·유통·가공업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어업 경영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고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