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배달업에 종사하는 ‘라이더’의 월 평균 소득이 특별·광역시 중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배달업 실태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울산을 제외한 6개 특별·광역시 라이더 1200명, 음식 배달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 등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 라이더의 월 평균 소득은 311만 원인데, 보험료 렌탈료 등 지출 84만 원을 뺀 순수익은 227만 원이었다. 이는 대구(220만 원)에 이어 특별·광역시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순수익으로 276만 원, 274만 원을 버는 대전, 광주보다 50만 원가량 적다. 수도권인 서울(314만 원) 인천(306만 원)과 비교하면 80만 원가량 적게 번다.

부산 라이더의 순수익이 적은 이유로는 배달 대행업체의 과도한 경쟁이 꼽힌다. 부산진구 한 배달 대행업체 대표는 “다른 지역은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플랫폼에서 직접 고용하는 사례가 많지만, 부산은 배달 대행업체가 시장을 장악한다. 이 때문에 타지보다 배달 대행사끼리 경쟁이 심하다. 다른 지역이 배달비를 올릴 때도 부산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산진구 서면 일대 건당 배달료는 2900원에서 3000원대 초반인데, 서울 등은 4000원에 육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배달 대행업체들은 단건이 아닌 묶음 배달을 한다. 기본 배달료가 낮으면 배달을 많이 묶는다. 그러면 배달 알림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사고 위험도 커진다”며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기본 배달료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서 라이더 중 43%는 최근 6개월간 교통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고 원인은 ‘촉박한 배달 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42.8%)이 가장 많았다.

부산의 한 ‘라이더’가 배달 주문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국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