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상승을 이유로 이미 계약된 보증금을 인상하려던 지역 1호 ‘희망더함’ 아파트(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1일 자 4면 보도)에 부산시가 제동을 걸었다.

부산시청 전경. 국제신문 DB

시는 최근 열린 자문위원회에서 희망더함 1호인 연제구 A아파트 보증금 인상 문제를 논의한 결과 시행사의 요구를 부결했다고 3일 밝혔다. 희망더함은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에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한 뒤 주거 취약계층에 인근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아파트다. 대신 사업자는 주택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앞서 A아파트 시행사는 원자잿값이 크게 올랐고, 주변 시세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입주 예정자를 상대로 전세 보증금을 3000만 원가량 올리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시는 이번에 자문위의 결정을 받아들여 시행사의 인상 요구를 거절하기로 했다.

자문위와 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이미 완료된 계약 때문이다. 자문위는 A아파트와 함께 또 다른 희망더함인 부산진구 B아파트 전세금 인상안도 다뤘는데, B아파트는 아직 임대 계약 전이라 시행사의 인상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시 관계자는 “A아파트는 이미 입주자 모집이 끝났고, 기존 금액으로 계약까지 마쳐 인상이 불가능하다. 반면 B아파트는 아직 입주자 모집 전이라 시행사와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아파트 한 입주 예정자는 “계약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황에서 원자잿값 상승을 이유로 보증금을 올리려 하면 임차인은 갑자기 30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어디서 구하나. 자문위와 시가 당연한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반겼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