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Work) 삶(Live) 쉼(Play)을 일상에서 누리는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이 거점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넘어 일과 관광을 함께하는 새로운 근무 방식을 말한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산과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 24층에 위치한 부산형 워케이션 거점센터.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7일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 거점센터를 개소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부산역 인근 아스티호텔 24층의 거점센터(708.5㎡)는 업무 공간 50석, 회의실 2실, 폰 부스 4실, 이벤트 라운지, 미니바 등으로 구성됐다.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업무 공간은 1인 업무를 위한 ‘몰입형’과 협업 등 교류를 위한 ‘회의형’ 좌석으로 마련됐다. 회의실은 방음시설과 독립된 인터넷망을 갖췄다. 거점센터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부산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거점센터가 자리해 출장으로 부산을 방문한 직장인들이 일과 숙박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위성센터 3곳의 운영도 시작한다. 위성센터는 영도구 동삼동 ‘시타딘커넥트호텔 하리 부산’과 봉래동 ‘더휴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패스파인더 부산대점’으로 지정됐다. 영도구 위성센터는 인근 바다에서 좌대낚시 스쿠버다이빙 요트교실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깡깡이예술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이 가까이 있어 관광 코스로 둘러보기 좋다. 시는 앞으로 소멸지역(영도·중·동·금정·서구)에 각 2곳, 총 10곳의 위성센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케이션 참가자가 거점센터뿐만 아니라 위성센터도 이용하도록 해 활동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카페 복합문화공간 등과 제휴해 업무 공간을 마련한 ‘파트너십’은 부산 전역에 자리한다.

워케이션 참가자는 소멸지역 5곳에서 최소 5박 이상 숙박하는 조건으로 ▷업무 공간 ▷숙소 바우처(1박당 5만 원, 최대 50만 원) ▷관광 바우처 등 3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광 프로그램은 ▷레저형(요트·서핑) ▷도심형(카페거리·전시) ▷휴양형(템플스테이·스파) ▷비치형(해변 조깅·요가) ▷리버형(수영강 리버크루즈, 낙동강 생태탐방선) ▷야간형(황령산·아미산 전망대)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모바일 연동 통합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뒤 거점센터와 위성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QR 체크인 60% 이상을 충족하면 숙소 바우처가 제공된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형 워케이션 위성센터 ‘더휴일부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은 지난해 행안부 지역소멸대응기금 60억 원 투자 사업으로 선정됐다. 시는 이 사업으로 부산 ‘관계인구’가 증가하고 지역경제와 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수도권 기업과 인재를 부산으로 끌어들인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관계인구는 지역에 거주하지 않지만 여가 업무 등 다양한 활동으로 관계를 맺는 인구를 뜻한다. 관광은 일회성에 그치고, 정주인구는 진입 장벽이 높아 그 중간 지점인 관계인구가 지역경제 활성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업을 담당하는 부산창조혁신경제센터는 관광형 위주로 워케이션이 발달한 강원·제주와 비교해 부산은 비즈니스 인프라가 풍부하고 교통시설이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혁신경제센터 김영수 팀장은 “부산은 대중교통으로의 이동이 쉬워 단순 숙박과 관광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기에도 유리하다”며 “‘비즈니스는 부산에서’를 슬로건으로 차별화된 워케이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점센터 개소식에는 구글 코리아 김경훈 대표, 슬랙 정응섭 대표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 관계자와 한국관광공사 이학주 국민관광본부장, 박형준 부산시장, 지역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또 일본 최대 워케이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카부크스타일’ 스나다켄지 대표가 운영 노하우를 전하고, 부산과 일본이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의논한다. 이어 지난해 조성된 지역관광산업육성펀드 운용사인 스마트스터디벤처스의 이현송 대표가 부산 관광기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한다. 사전 예약을 한 25개 기업을 대상으로는 이틀 동안 워케이션 팸투어도 진행한다. 이 대표는 “360억 원 규모 투자펀드 중 100억 원을 부산지역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대도시 인프라가 공존해 워케이션의 최적지”라며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바다와 자연이 어우러진 곳에서 일·삶·쉼의 균형을 느끼고, 참가자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