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물가 상황 속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대규모 한우 할인 행사에서 이례적인 ‘한우 오픈런’이 벌어졌다. 도매가격이 급락한 한우 수요 진작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반값에 한우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 수백 명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 19일 하나로마트 부산점에서 열린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에 한우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하나로마트 부산점 제공

20일 농협 유통 하나로마트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 지사 6개 직영점(부산점 자갈치점 부전점 용호점 사직점 주례점)에서 한우를 최대 50% 이상 할인하는 ‘소프라이즈 2023 대한민국 한우세일’을 진행했다. ‘소프라이즈’는 도매가격이 급락한 한우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마련한 대규모 한우 할인 행사로, 전국 980개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렸다.

부산 6개점에서는 1등급 등심(100g, 정상가 9800원)을 32.7% 할인된 6590원, 1등급 불고기와 국거리(100g, 정상가 4800원)를 각각 52.9% 할인된 2260원에 선보였다. 특히 부산에서 규모가 가장 큰 부산점(북구 금곡동)의 경우 사흘간 열린 행사에 개장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 장면이 연출됐다. 행사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2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몇몇이 새치기를 하는 바람에 크고 작은 분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매가격 하락에도 꼼짝하지 않던 소매가격이 큰 폭으로 할인되면서 소비자들이 몰린 탓이다.

부위별로 1인 2㎏(1팩당 1㎏)씩 총 6㎏으로 구매 수량이 제한됐으나 오전 9시 개장 30~40분 만에 준비된 한우가 모두 동이 났다. 판매 수량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부산점 외 다른 지점도 대규모 한우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3일 동안 ▷부산점 1100㎏ ▷자갈치점 150㎏ ▷부전점 150㎏ ▷용호점 100㎏ ▷사직점 100㎏ ▷주례점 50㎏의 1등급 한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나로마트 부산점 관계자는 “1인당 총 6㎏으로 구매 제한을 뒀는데 고객 대부분이 구이용(등심·불고기)은 꽉 채워서 사고, 국거리도 1팩씩은 구매했다”며 “할인 행사에 이렇게 많은 고객이 한꺼번에 몰린 것은 2004년 마트 문을 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2일부터 한 달간 1등급 한우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덜고, 한우 소비를 촉진해 한우 농가의 시세 약세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가격은 축산물품질평가원 웹사이트에 고지된 2월 평균 소비자 가격 대비 약 30% 저렴하다. 실제로 2990원에 선보인 대표 상품 ‘1등급 한우 국거리·불고기(각 100g)’의 매출은 행사 시작 후 12일간 전년 대비 170% 신장했다.

농가의 소 사육은 늘고 소비는 감소하면서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폭락했다. 하지만 유통비용 등이 반영된 한우 소매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이 한우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농식품부는 한우자조금을 활용해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 등에서 한우 할인 행사를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한우 소비 비수기인 2~3월, 6~7월, 10~12월 중 일정 기간을 정해 할인을 이어갈 예정이다.